괜찮다 안 괜찮다_마음이 먼저 우는 웹툰 - WIIZM WEBTOON (WEBTOON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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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안 괜찮다

괜찮다 안 괜찮다_마음이 먼저 우는 웹툰


괜찮다 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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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는 단조로운 필선, 동화책 속 일러스트처럼 보인다. 아주 맹렬하게 그려댄 웹툰의 스토리 전개를 따라가다가 다음이 궁금하여 조바심이 나는 웹툰도 있지만 복잡하고 치열하게 살아낸 하루를 보상받고 치유받는 웹툰은 이런 그림체다.

웹툰 <괜찮다 안 괜찮다>에서는 29살의 지호와 58살의 엄마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작품의 시놉시스에서 이미 공개되었듯 엄마는 치매라는 인생의 방해물을 만나게 된다. 아직 환갑에도 이르지 않은 너무 이른 나이에.

치매라니.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잃고 뇌의 기능이 다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니. 다 큰 어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지는, 태어난 자체가 공포이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아기와 같은 모습이 된다니. 고령화 시대에 가장 무섭게 치고 올라올 죽음의 원인으로 치매가 떠오른다는데 정말 그것이 엄마를 지배했다면... 어쩌지. 아니, 아닐 거야. 아니, 만약 그러면 어떡하지.

언제부턴가 이상했다. 밥 한 공기를 다 먹고도 왜 밥을 주지 않느냐며 한 공기를 더 퍼서 먹는 일, 갑자기 현관 비밀번호를 잃어버려서 문 밖에 한참을 서 있어야 했던 일, 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는 일, 분명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인데도 기억하지 못하고 방금 나눈 이야기도 과거의 일을 떠올리는 등, 치매의 전조증상을 엄마가 겪는다. 열심히 살아보고자 근처 마트에서 일을 시작하려 했지만 멀쩡히 일을 하다 뛰쳐나갔으니 하루 만에 잘려버려 엄마는 그렇게 측은하다.

가장 가까운 딸이기에 지호는 그런 엄마의 모습에서 치매를 읽는다. 설마, 엄마, 우리 엄마가 그런 거야? 믿을 수 없는 일. 그런 일은 남에게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설마 그럴 리가. 증상만을 가지고 의심해서 어쩔까 싶지만 사실 두렵다. 만약, 치매입니다,라고 진단받는다면 그다음에는 어쩌지? 그렇다 아니라는 냉정한 의사의 진단으로 천국과 지옥을 오갈 것을 생각하면 진즉부터 두렵지 않은가.

그러나 지호,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스물아홉의 그녀에게도 사랑이라는 것이 있어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남자친구의 프러포즈에 눈물이 난다. 가장 행복한 순간, 가장 불행한 상상을 할 수밖에 없는 지호가 가련타. 나이 든 부모님을 곁에 둔 이들이라면 상상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다. 어디가 아프다, 불편하다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귓등으로 들을 수 없는 노릇이다. (물론 그렇게 귓등으로 흘려듣고 후회하는 불효 자식이 얼마나 많은가.)

웹툰의 말미마다 보다 더 심플한 카툰이 주인공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독자는 그 장면들이 더 애처롭다. 자신의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는 꼬마 캐릭터는 축복받아야 할 결혼생활과 엄마 사이에서 저울질을 해야 할 판이다. 세상에 나를 있게 해준 엄마가 세상에 없다는 것, 세상에 행복을 알게 해준 사람이 내게서 떠나가는 것, 어떤 것을 선택해도 비난할 수 없는데 둘 모두를 선택하려면 큰 욕심을 부려야만 할 것 같다.

그래도 엄마에게 소개하고 싶다. 엄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내가 결혼할 사람이야. 불행한 결혼생활로 행복하지 않았을 엄마는 소녀처럼 기뻐한다. 사랑하는 내 딸 지호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엄마는 빌고 또 빌었을 것이다. 착하고 선하고 성실한 남자라면, 내 딸이 선택한 사람이라면 사위 삼아 너무 기쁠 것만 같다고 엄마는 소원했을 것이다.

착한 우리 엄마가 왜 치매에 걸렸을까. 말썽 많은 폭력 남편 아버지로부터 많이 맞아서는 아닐까. 머리를 많이 부딪쳐서는 아닐까. 지긋지긋하고 불행한 과거의 기억만 남겨준 아버지라는 이름, 자기 삶의 뿌리였음을 부정하고 싶었기에 엄마 곁에서 지호는 씩씩하게 엄마의 아픔과 불행을 보듬어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러한 삶을 살아낸 어머니가, 그러한 딸들이 많지... 싶어 가슴 아프다.

치매 증상은 점점 짙어지는지 외투도 걸치지 않고 폰도 놓은 채 문도 잠그지 않고 집을 나선 엄마를 찾아 지호는 울며 헤맨다. 이 세상에 엄마가 없다는 상상은 슬픔을 넘어선 공포이고 두려움이라는 것을 지호는 이때 알아버렸을 지도 모른다. 치매 환자들은 자신의 존재를 잃어가는 중이라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지 모른 채 기억 속 일부를 타고 넘어가 앞만 보고 나아가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은 치매 환자에게서 눈을 뗄 수 없고 헌신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그대가 좀 더 오래 머물러주기를 바라는 마음, 괜찮다, 혹은 안 괜찮다.

엄마의 돌발행동으로 가족들은 심장이 내려앉았다. 걱정을 시켰으니 미안할 만도. 그런 미안함 얼마든지 괜찮으니 치매만 아니었으면... 바라는 마음은 지호뿐만이 아니다. 함께 기도하자. 엄마가 치매가 아니기를. 치매 관련 명의를 만나려면 앞으로 2개월이나 기다려야 한다는데 마음이 조급할 수밖에. 좋은 의사를 만나야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붙잡을 것 같은 마음, 차라리 빨리 진단을 받아야지 증상이 날로 악화되면 어쩌나 싶은 마음. 까맣게 타들어가는 속을 신께서는 알런지.

그렇게 마음 졸이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는데 지호 곁에 남자친구는 '내가 잘할게. 너를 지켜줄게.' 그 한마디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 엄마는 점점 자신을 잃어가는데 지호의 마음 한구석에 '엄마를 두고 나 혼자 행복해도 괜찮을까?' 죄책감이 올라온다. 분명 엄마는 손사래를 칠 것이다. 지호 너만 행복하면 된다. 엄마는 그것만이면 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라, 엄마는 괜찮다. 모든 엄마는 그런 마음일 것이다. 자식은 그런 엄마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나 괜한 억하심정이 든다. 이제 좀 행복해지려고, 이제 좀 괜찮아지려고, 이제 효도 좀 해보려고 하는데 엄마는 그런 기회를 주지 않고 떠나려고 하잖아! 

웹툰 <괜찮다 안 괜찮다>는 심플하고 깨끗하지만 슬픔이 투영된 작품이다. 눈물을 짤 수밖에 없는 주제이지만 뻔한 신파로 흐르지 않게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어 찬찬히 우리네 부모 자식 사이를 돌아볼 수 있다. 전혀 다른 누구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기에 우리가 살면서 부모를 향하는 마음이 어떤지 생각해 보고 효도라는 것이 내리사랑에 대한 보답이라는 것이 아주 큰 것은 아닐 거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고 부모의 목소리 한 번 더 들어보게 만든다. 아직 지호 엄마의 치매 진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엄마의 삶이 더 불행해 지지 않게, 행복한 시간으로 영글어 가도록 지호는 온 힘을 다 쓸 거라는 것을. 그런 지호를 독자는 응원할 것이라는 것을. 안 괜찮지만 괜찮다 독백하며 엄마에게 미소를 주고자 할 것을.


한줄평) 심플하고 깨끗하지만 슬픔이 투영된 작품


장점

  • 그림체가 단순하여 절제된 미학이 느껴짐
  • 예견된 슬픔을 정제한 스토리
  • 복잡하지 않은 구조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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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앨리스
  • 작성자 : 착한앨리스
  • 작성일 : 2018/06/25 -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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