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로드 필터" 도입한 EU 저작권법 개정안 톺아보기

유럽연합(EU) 의회는 파행을 겪는 등 진통 끝에 저작권법 개정안을 지난 3월 26일(화) 통과시켰습니다. 지난 2001년 제정되어 18년간 격변한 온라인 지적재산권 시장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들이며 지난 2016년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입니다. 웹툰인사이트에서는 EU의 저작권법 개정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주요 내용을 위주로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창작자, 뉴스 출판사: 표현의 자유 안전조치 포함, 거대 IT기업과의 협상 가능

이번 개정안 제 15조 "온라인 이용과 관련한 언론출판물의 보호(언론출판사의 저작인접권)"은 언론출판사의 복제권과 공중이용제공권(저작인접권)은 언론출판물을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비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개인 이용자, 하이퍼링크, 단어 또는 아주 짧은 발췌문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온라인에서 사적으로 이용되는 "밈(Meme, 소위 "짤방")"은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15조 2항을 통해 언론출판사의 저작인접권이 언론출판물에 포함된 저작물, 저작권 보호 대상인 저작자 또는 기타 권리자의 권리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했습니다.

또한 언론출판물의 발행 후 2년 경과후에 저작인접권이 소멸하게 했습니다. 이 기간은 발행일 다음 해의 1월 1일부터 적용되며, 지침 발효일 이전에 발행된 언론출판물에는 소급적용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8월 15일에 이번 개정안이 발효되면 8월 15일 이후의 저작물에 대한 저작인접권이 2020년 1월 1일부터 2년간 보호된다는 내용입니다.

15조 5항에서는 언론출판물에 포함되어있는 저작물의 저작자는 정보사회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출판물 이용에 대해 받게되는 수익에서 적정한 분배를 받도록 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16조 "공정한 보상청구권"과 연결되며, 출판사에 권리를 양도한 경우 출판사의 저작물 이용으로 인한 수익을 창작자가 분배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구글, 페이스북 등에서 발생하는 트래픽 수익의 일부를 뉴스 출판사는 물론 개별 창작자도 나눠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저작권법의 기본적인 권리와 의무가 인터넷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유튜브, 페이스북, 구글 뉴스등은 이 지침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인터넷 기업에 해당합니다.


기술 대기업(Tech Giants): 예술가 및 저널리스트와 수익을 나누어야

이번 지침은 인터넷 플랫폼에서 저작물이 이용되는 경우 더 많은 보상을 위해 거래를 협상할 수 있는 언론출판사, 창작자, 음악가, 실연자, 대본 작가, 만화가 등의 권리자의 기회를 더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따라서 이번 지침에서는 인터넷 플랫폼에서 저작물이 이용되는 경우 언론출판사와 창작자등 저작권자들이 더 많은 보상을 위해 거래의 협상기회를 향상시키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터넷 플랫폼 사이트에 업로드 된 콘텐츠에 대하여 인터넷 플랫폼에 직접적인 책임을 부과하고, 뉴스 제공 웹사이트가 사용하는 뉴스기사에 대해 저널리스트를 대신하여 협상하는 권리를 자동으로 부여합니다. 이번 개정안 18조와 23조에서는 저작자와 실연자가 자신의 저작물, 실연을 이용 허락한 경우 적정하고 공정한 보상 청구권을 가진다고 명시하며, 이에 따라 자신의 저작물, 실연의 이용에 관한 정보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이용 방법과 이용으로 인한 수익도 포함됩니다. 저작권자에게 트래픽과 트래픽으로 인한 수익률을 공개하도록 강제한 것입니다.

또한 20조를 통해 전체 수익과 처음에 합의한 보상이 전체 수입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경우, 즉 플랫폼이 성장했지만 저작권자와의 분배율이 현저히 낮을 경우는 계약을 갱신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습니다. 또한 22조에서는 저작자 및 실연자는 자신의 저작물, 실연이 이용되지 않는 경우 이용 허락의 전체, 또는 일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해석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지만, 프로모션 등이 없어 이용자가 현저히 적은 저작물의 저작자의 경우 플랫폼에게 양도한 권리의 일부 또는 전체를 취소해 반환받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파악됩니다.


표현의 자유: 보다 명백한 책임규정과 보호 콘텐츠 명시

이번 EU의 저작권법 개정안은 인터넷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공간임을 보증하기 위해 많은 규정을 설계했습니다. 메타크리틱, 로튼토마토 등의 콘텐츠 정보 플랫폼과 뉴스 헤드라인을 모아놓는 '뉴스 애그리게이터(News Aggregator​)'의 공유정보에 등장하는 짧은 단편정보(Snippet)역시 공유, 게재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플랫폼은 이용자가 게시한 콘텐츠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규정이 있어 인터넷 플랫폼이 직접 업로드 되는 게시물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고, 이후에 책임을 지도록 했습니다. 또한 기업의 규모, 시작 시기 등에 따라 책임의 경중을 달리해 스타트업 플랫폼의 경우 보다 가벼운 책임을 지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거대 플랫폼은 보다 무거운 책임을 지도록 해 경쟁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더불어 인용, 비평, 논평, 캐리커처, 패러디, 또는 모방 작품을 만드는 것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보호를 받게 됩니다. 인터넷 밈과 GIF등의 "짤방"은 책임에서 자유로움을 분명히 했고, 하이퍼링크 역시 자유롭게 공유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리뷰 등을 위해 사용하는 이미지와 강의, 예시등으로 사용되는 콘텐츠에는 이번 규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업로드 필터: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증가, 비판 여론도 거세

가장 뜨거운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17조, 소위 "업로드 필터"는 플랫폼 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에 의해서 업로드 된 저작권 위반 게시물을 대중에게 접근시킨 경우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에게 책임을 묻는 조항입니다. 다만 플랫폼 서비스 제공자가 1) 저작권 권리자의 동의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거나, 2) 저작물 및 보호대상이 이용되지 않도록 업무상 주의 의무를 준수하여 최선을 다하고 3) 권리가자 침해를 통보한 저작물 및 보호대상을 신속히 삭제하거나 접근을 차단하고 미래의 업로드를 방지하기 위해 2)에 따라 노력한 경우에는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모질라 재단(Mozilla Foundation)에서는 성명을 통해 이 내용이 "전 세계 콘텐츠를 공유하기보다 미국의 콘텐츠 배급사, 거대 기술기업 등에게 권력을 넘겨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플랫폼에게 책임회피를 위한 방법을 부여함으로써 플랫폼 사업자가 무차별적인 차단과 삭제를 감행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저작권법 개정안 17조 5항에서는 해당 내용의 판단을 위해 1) 서비스 유형, 이용자수 및 규모, 이용자가 업로드한 저작물 콘텐츠의 유형, 2) 플랫폼 제공자가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질라 재단의 성명대로 콘텐츠 삭제와 차단은 비용과 책임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17조 7항에서는 이용자가 업로드한 저작물을 이용하지 못하게 해서는 안되며, 여기에는 예외/제한에 의한 저작물의 이용도 포함됩니다. 이용자가 예외사항인 인용, 비판, 리뷰, 캐리커쳐, 패러디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할 경우 저작권 권리자와 협력해 해결하도록 했습니다. 무차별적인 차단과 게시물 삭제를 일부 제한하는 조항이기는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17조 9항에는 플랫폼 제공자는 이용자가 업로드한 저작물의 삭제, 접근 차단에 대해서 이의가 제기된 경우 효과적이고 신속한 구제절차와 이의제기 수렴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모호하고 주관적인 판단이 가능한 부분이어서 향후에도 지속적인 논란과 논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속적인 개정 필요: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분명 현재 인터넷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들은 사용자가 업로드한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저작권자들의 피해에도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권리자가 직접 소명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생업이 있는 저작권자들에게는 번거롭고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방법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인터넷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거은 공정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음악가, 공연자, 대본 작가, 뉴스 출판사, 저널리스트, 만화가 등의 권리자의 기회를 향상시킬 수 있는 수단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실제 저작권자 등이 유통업자와 플랫폼 등에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또한 깃허브(GitHub)와 같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 위키피디아와 같은 비상업적 온라인 백과사전 등은 이번 저작권법 개정의 범위에서 자동적으로 제외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 처럼 위키피디아의 이용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는 사실이 아니지만, 분명 아웃링크 방식으로 제공되는 일부 플랫폼의 경우 논란이 일 소지는 남아있습니다.

이번 EU 의회의 저작권법 개정안이 온라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부당하게 이용되는 권리자의 저작물 사용에 대해 보다 공정한 보상을 줄 수 있는 저작권법 개정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도입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모호하게 설정되어 있는 삭제 기준과 차단 기준, 그리고 플랫폼 사업자가 삭제와 차단을 통해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규정이 악용되지 않도록 꾸준히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관 링크>

 

< 관련 기사 >

▶ EU, 진통 끝에 저작권법 개정안 가결, 불법 콘텐츠 유통 차단 의무화 등 "인터넷 저작권 보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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