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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는 넷플릭스의 꿈을 꾸는가

에디터 이재민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는 넷플릭스의 꿈을 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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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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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 NEWS

 


 

OTT 서비스라는 말이 많이 들린다. 'Over The Top'의 약자라고 한다. 여기서 TOP은 ‘최고’를 뜻하는 말이 아니고, 셋톱박스 같은 단말기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VOD 서비스를 셋톱박스와 같은 단말을 통해 서비스하던 것을 넘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말한다. 말하자면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아마존 프라임과 11월 공개 예정인 디즈니 플러스 등에 더해 유튜브 등의 인터넷 콘텐츠 플랫폼이 여기에 해당한다.

 

충격과 공포의 드래곤볼 실사화

 

넷플릭스-디즈니-유튜브. 현재 콘텐츠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3대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결국 영상이 아니면 답이 없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무조건 유명한 것이 답일까? 하지만 "무엇을 영상으로 만들 것인가"하는 질문이 남는다. <드래곤 볼> 실사화를 생각해 보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잘 알려진 IP라고 해서 성공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오히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으면서 대중의 반응까지 살필 수 있는 웹툰과 웹소설 역시 소위 ‘OSMU’, ‘미디어믹스’ 등을 위한 원천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 이 ‘원천 콘텐츠’를 손에 쥔 대표적인 두 기업은 바로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다. 

 

* 작가는 네이버로, 제작사는 카카오로?

네이버웹툰은 불과 2년 전에 분사했다. 분사 6개월 후인 2018년 초에는 600억원, 6월에는 1500억원을 출자했다. 뿐만 아니라 2019년 1월에는 추가로 800억원을 출자했다. 도합 2,900억원이다. 현금 유동성이 확보된 네이버는 웹콘텐츠 운영주체였던 엔스토어와 올해 2월 흡수합병을 진행하는 한편, 자회사인 스튜디오N을 설립, CJ E&M의 영화사업부문 한국사업본부장을 역임했던 권미경씨를 영입, 영상화가 확정된 웹툰 라인업을 2차에 걸쳐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그 결실이 시작되려고 한다. 또한 자신들이 투자해 네이버웹툰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보인 작가들의 법인화를 장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총 15억원 규모면 기존의 '최대 규모' 공모전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2019년 네이버의 전략은 ‘작가들 다 모여’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시작한 “지상최대공모전”은 총 상금 15억원 규모(웹소설 8억 4천만원, 웹툰 6억 6천만원)로 1년 내내 작가들이 이 공모전을 준비하느라 다른 곳에서의 섭외가 어렵다거나, 심지어 공모전에 탈락한 작가들에게도 시리즈 연재 제안이 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작가들에겐 크게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그래도 네이버’기 때문이다. 공모전 상금이 타 공모전들과는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금액 차이가 많이 나는데다 쉬지 않고 웹툰의 경우 3회에 걸쳐 펼쳐지고, 탈락하더라도 시리즈에 입성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카카오웹툰은 제작사와 에이전시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매니지먼트를 포기한 카카오페이지는 애초부터 자신들은 제작을 맡지 않고 유통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가능성이 있는 IP를 가진 제작사를 중심으로 계약을 맺고, 작가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는 방식으로 관리 소요와 리스크를 줄인 운영 방식으로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모바일 유통망에서 큰 성공을 거둔 카카오페이지는 이제 콘텐츠 제작사 및 에이전시와의 협업을 통한 IP 개발 전략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의 IP 활용 전략

네이버웹툰의 IP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N은 아직 까진 공동제작으로 역량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임시완, 이동욱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아 8월 31일 OCN을 통해 방영이 확정된 <타인은 지옥이다>는 스튜디오N이 영화사 우상과 공동 제작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네이버 시리즈가 통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잡지 못해 여러 유통채널을 거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현재 네이버웹툰은 원작 IP를 가지고 영상화 제작을 하는 ‘영상 제작사’로서의 입지를 먼저 다진다는 전략이다. 그를 위해서 만들어진 수직계열화 시스템에 필요한 작가들을 공모전을 통해 공격적으로 영입하는 한편, 가능성이 보이는 작가들을 시리즈에 공격적으로 섭외하는 중이다. IP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전략이기도 하고, 네이버가 가진 강점을 살리기엔 가장 확실한 전략이다.

 

좌측부터 카카오페이지 IP 2018년작 <김비서가 왜 그럴까>, 
다음웹툰/천계영작가 IP로 2019. 8. 22 방영예정인 <좋아하면 울리는>,
스튜디오N이 공동제작해 2019. 8. 31 방영예정인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반면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M을 통한 영상제작과 이미 검증된 배우 풀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이름붙인 ‘Super IP’를 인큐베이팅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웹소설에서 성공한 IP를 웹툰으로 제작해 다수의 독자에게 검증받은 후 영상물로 제작해 웹소설-웹툰-드라마/영화로 이어지는 순환고리를 만들어 카카오페이지 내에서 소비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M과의 협업으로 제작능력을 갖춘 카카오페이지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2018년 tvN 상반기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내후년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장시 기업 가치 1조 5천억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더불어 IP 확보를 위해 2017년에는 DNC 미디어 등 웹툰 제작사에, 2018년에는 대원-학산-서울 등 이른바 ‘3대 만화 출판사’에 지분투자를 감행, 이미 검증된 IP를 다수 확보하는 한편 가능성이 있는 IP를 가진 다수의 제작사의 작품을 이미 유통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 디즈니와 넷플릭스의 꿈을 꾸는 네이버와 카카오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는 네이버는 자체 제작 IP를 네이버 시리즈를 통해 유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고, 카카오는 자체 제작한 IP를 확실한 소비층에게 전파할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두 업체 모두 ‘넷플릭스’의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넷플릭스를 넘어 디즈니의 꿈을 꾸는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대표적인 OTT 플랫폼이면서 동시에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제작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주로 애니메이션의 경우 외주를 준 다음 그 IP의 사용권을 통째로 구매하는 ‘매절’에 가까운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의 입장에서 드라마는 갈수록 높은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다음 시즌의 배우 출연료와 로열티 등 제작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광고가 없는 넷플릭스의 특성상 들어가는 돈만 늘어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넷플릭스의 전략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주된 적자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높은 제작비’다. 배우와 로열티 비용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스태프 인건비를 줄이는 악순환이 넷플릭스의 장기적인 불안요소로 꼽히기도 한다.

 

넷플릭스에서 더이상 볼 수 없게 된 마블 원작 드라마들.
높은 제작비와 더불어 보유 IP가 없다는 점이 넷플릭스 최대 약점이다.

 

반면 디즈니가 11월 런칭을 앞둔 디즈니+는 자체 확보한 IP와 마블 스튜디오 등이 제작하는 탄탄한 기획-제작 프로세스가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체 보유 IP라 로열티가 발생하지 않고, 스튜디오 내부에서 자체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작품을 양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넷플릭스가 위기에 직면한 때에 디즈니가 자사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은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 둘 중간 어딘가에 끼어 있다. 넷플릭스는 IP를 가지지 못해 애니메이션 제작에 힘을 싣고, 매절 계약으로 IP를 완전 구매하려고 한다지만, 디즈니는 아예 자신들이 보유한 IP를 제작부터 유통까지 모두 담당한다. 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의 전략은 모두 자신들이 계약한 작가의 작품을 매니지먼트(네이버)부터 제작, 유통까지 담당해 작가, 또는 제작사에게 일정부분을 로열티로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영상화에 대한 권리를 매절로 계약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가 자신들의 IP를 기반으로 한 작품을 서비스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된다고 가정해보면 결국 웹툰 시장은 “기다리면 무료 – 2차 콘텐츠는 유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규모를 유지할만큼 매출을 낸다면 시장은 계속해서 조금씩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갈수록 싼 IP를 찾는 넷플릭스, 그리고 이미 초현실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IP를 가지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가 만화 서비스를 시작할 수도 있다. 가정을 하자면 한도 끝도 없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IP들이 어떻게 성공을 거두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현재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주력 IP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성공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복학왕>과 <틴맘>으로 대표되는 네이버웹툰의 한계와 카카오페이지의 이른바 ‘프로모션 권력’은 대표적인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건 미지수다. 지금까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은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사업적 성공’이 아니라, 만화라는 콘텐츠가 가진 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그리고 어떻게 해야 만화시장의 다양성과 생명력을 살릴 수 있는가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는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꿈을 꾸지만, 넷플릭스가 가진 큐레이션, 디즈니가 가진 감수성은 가지지 못했다. 수직계열화와 발전 없는 답습만으로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두 기업이 갈 길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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