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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돌아보기 : 후반전 (2016-2019)

에디터 이재민

2010년대 돌아보기 : 후반전 (2016-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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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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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 OPINION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진부하지만, 웹툰계에서는 ‘강산이 변했다’는 말은 오히려 너무 점잖은 표현처럼 느껴질 정도로 많은 것이 변했다. 2010년대는 웹툰이 산업의 규모로 커졌을 뿐 아니라, IP확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확인한 시기기도 하다. 불과 10년 전인 2009년 말로 돌아가 웹툰을 유료로 판매하고, 웹툰 원작의 영화와 드라마들이 대성공을 거둔다고 말하면 믿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웹툰인사이트에서는 짧게나마 2010년대의 웹툰계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격동의 2010년대를 정리하면서, 다가올 2020년대를 기대해본다.

 

 

 

 

2016년: 살아남은 작가들​

 

2016년 웹툰 최대의 이슈는 업계 바깥에서 시작되었다. 2016년 여름, 한 성우가 ‘GIRLS DO NOT NEED A PRINCE’라는 문구가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을 남겼고, 이 성우가 참여한 게임의 유저들이 이를 보고 ‘메갈’이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해당 게임 개발사가 성우와 계약을 해지하고, 작업물을 전면 폐기하겠다고 공지한데서 사건이 시작된다. 이에 업계를 불문하고 프리랜서들이 동업자정신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그 중에는 웹툰 작가들도 있었다. 그러자 작가들에게 비난이 쏟아졌고, 작가들 중에는 격한 논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독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작품을 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일종의 불매운동과 탈퇴운동이 이어진 때도 이 때였다.

 

이 과정에서 “메갈리즘에 반대”한다며 2012년에 있었던 NO CUT 운동을 빗댄 “YES CUT” 운동이 있었다. 하지만 이 내용은 ‘국가의 검열에 찬성한다’는 내부의 비판에 밀려 “작가를 지키는 독자는 없다”는 비장한 문구를 앞세운 “NO SHIELD”운동으로 번졌다. 하지만 실제로 업계 종사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당시 불매운동이나 탈퇴운동이 플랫폼의 매출에 준 영향은 미미했다. 

 

 

2016년 즈음 연재됐던 여성 등장인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지거나, 세태를 통렬하게 비판했던 작품들

그리고, 작가들의 작품이 남았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거나, ‘발견하기 싫었던’ 새로운 장르가 개척된 셈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의견을 빌리자면, ‘기업의 최고 가치는 이윤창출이기 때문’에, 작품에 돈을 쓰지 않는 독자의 기분을 신경쓸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꾸준히 주목받은 주제는 바로 여성서사였다. 콘텐츠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여성서사 작품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시각들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됐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가장 빠르게, 가장 즉각적인 독자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는 매체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빠른 확장만큼이나 백래시는 강하다. 댓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작가들에 대한 공격 역시 여전하다.

 

 

2017년: 수면위로 떠오른 플랫폼 불공정, 만화평론 공모전 개시

 

2017년에는 무서운 줄 모르고 성장하던 웹툰 시장의 이면이 드러난 해다. 플랫폼의 불공정들이 터져나온 해이기 때문이다. 2017년 8월 한 플랫폼은 직접 운영하던 웹소설 플랫폼의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내용을 작가들에게 통보했다. 이후 해외 정산 문제, 블랙리스트 이슈 등이 연달아 터져나왔다. 이로부터 1년간 많은 플랫폼의 불공정 사례가 공개되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에 감춰져 있던 플랫폼 불공정 사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2년간 플랫폼의 다양한 불공정 사례가 뜨거운 이슈로 등장한다. 이런 이슈들은 이후 디지털 콘텐츠 창작노동자 조합인 디콘지회 결성 등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동안 만화가들은 청보법 사태, 2012년 노컷운동 등 정부의 검열에 맞서는 운동을 벌여왔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직접 이해당사자인 플랫폼들과의 분쟁을 해결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았다. 확장 일변도였던 웹툰 시장의 상승곡선이 완만해지면서 본격적으로 공정한 계약, 그리고 공정한 분배와 작가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2017년부터 처음 시작한 만화Zine 신인만화평론 공모.

빠르게 확장되던 웹툰 시장에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평론가 양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15년 등장했던 크리틱엠(Critic M)에서 만화평론 공모전을 개최하긴 했지만 1회에 그쳐 아쉬움이 있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는 2017년 제 1회 만화평론공모전을 시작했다. 이후 2018년 콘텐츠진흥원 만화평론 공모전, 2019년 신인-기성부문으로 통합해 실시된 만화평론 공모전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이를 통해 등단한 평론가들이 지속적으로 기고할 수 있는 지면이 부족한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2018년: <신과 함께>,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지?

 

2018년에도 불공정 논란은 계속됐다. 6월 또다른 업체는 일방적 계약변경을 통보했고, 모 기업의 앱 내부에 서비스되던 플랫폼의 경우 서비스 시작 반년이 채 되지 않아 서비스 종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등 주로 플랫폼의 일방적인 계약 종료 통보 등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동시에 두 기업 모두 주요콘텐츠공급자(Main Contents Provider, MCP)가 작가와 플랫폼 사이에서 서로 말이 다르게 전달되고, 양 당사자, 특히 작가가 플랫폼과의 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벌어진 문제였다. MCP 시스템에서 플랫폼 운영사와 콘텐츠 제공사의 계약서를 작가가 확인할 수 없고, 그 때문에 작품에 대한 권리까지도 모호하게 얽히는 문제가 밝혀졌기 때문에 MCP 체제에 대한 회의가 커졌다. 물론, MCP가 거의 사라지고 다수의 콘텐츠 제공업체(CP)와 계약을 하는 현재 상황에도 유효한 문제제기다.

 

천년이 아니라 천만의 비밀을 두 번 밝혀버린 분들... ㅎㄷㄷ

 

이런 문제를 제외하고, 2018년은 웹툰시장에 엄청난 충격이 전해진 해였다. 2017년 말 개봉했던 <신과 함께 – 죄와 벌>, 여름에 개봉한 <신과 함께 – 인과 연>이 모두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총합 2,5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2천 3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웹툰 원작이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증명하면서 본격적으로 OTT 시장 등에서도 웹툰 원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여러가지 성공과 혼란이 있었던 동시에, 해외 진출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시기기도 했다. 레진코믹스는 북미지역 매출액 100만달러를 선언했고, 네이버웹툰은 북미 월 방문자 550만명을 기록해 최초로 월 방문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동시에 네이버웹툰이 발표한 2018년 연평균 수익은 2.2억원이었지만, 그만큼 격차가 크게 발생해 평균의 함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와, 경쟁시장의 한계라는 논리가 팽팽하다.

 

만화평론에 있어서도 콘텐츠진흥원의 계간지 <지금, 만화>가 창간했다. 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규장각과 더불어 지면이 늘었지만, 보다 다양한 지면이 필요하다는 요구는 많다. 하지만…

 

 

2019년: IP확장, OTT, 1인창작자

 

2019년의 시작은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화려하게 열었다. 윤인완-양경일 콤비가 기획과 그림을 맡고, 김은희 작가가 글을 맡은 <신의 나라>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2014년 김은희 작가가 만화 스토리작가로 데뷔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그동안 준비되었던 웹툰 원작 드라마,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 시기가 2019년이다. 이미 오랜기간 제작을 거친 <좋아하면 울리는>이나 임시완의 전역 후 첫 복귀작 <타인은 지옥이다>, 다음웹툰에서 연재된 <어쩌다 발견한 하루>,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녹두전>등 흥행 성적도 준수하다.

 

연말 <시동> 내년 초 <해치지않아>등 스크린과 스마트폰을 가로지르며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품에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킹덤>의 시즌2가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 국내에는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Wavve)를 비롯해 글로벌 플랫폼으로는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등 OTT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상업적으로 증명된”, “대중의 인기를 이미 얻은” 원천콘텐츠인 웹툰에 대한 주목도가 크게 늘어났다.

 

[연관 칼럼: [IP의 시대 ①] - 작품의 홍수, 어떻게 고르고 무엇을 볼 것인가]

[연관 칼럼: [IP의 시대 ②] - 잘 키운 씨앗이 열매를 맺는다]

 

이렇게 시장이 상업적으로 2차 성장기를 맞으면서, 영상화가 어렵거나 상업화와는 거리가 있는 콘텐츠들을 플랫폼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때문에 이런 작가들이 찾는 오픈플랫폼 형태의 작품이나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책 판매가 늘어났다. 이런 경우 작가가 얼마나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지가 중요한데,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나 이미 연재했던 작품을 통해 획득한 팔로워 수가 곧 수익으로 환산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지금은 작가들이 아예 트위치, 유튜브 등을 통해 부가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를 피하고 싶거나, 그만큼의 영향력을 갖추지 못한 작가들은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단행본 및 굿즈 제작, 포스타입과 딜리헙을 통한 직접 연재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중이다. 

 

9월 예상했던 OTT 플랫폼 기상도. 여기에 유튜브, 트위치... 웹툰은 신경써야 할 것도 많다.

연관 링크: 국내외 OTT 플랫폼 기상도 - 디즈니 플러스, 넷플릭스에서 라프텔까지

 

이제는 단순히 작품이나 작품과 연계된 세계관뿐 아니라, 작가 본인이 IP에 포함되는 시대기도 하다. 작품을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졌고, 마치 유튜브나 트위치 방송을 스트리밍 하듯이 작품을 감상하고, 작가를 소비한다. 삼촌 작가의 <귀곡의 문>의 경우 작가의 전작인 <이런 영웅은 싫어!>를 소비하던 팬덤이 삼촌 작가의 작품이 아닌 삼촌 작가가 연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소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침착맨” 이말년 작가는 팬들이 “3류 만화가 이말년과는 다르다”며 침착맨의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소비했다. <레바툰>의 레바 작가나 <와나나툰>의 와나나 작가 역시 자신의 필명을 앞세운 작품을 통해 스트리밍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외에도 유튜브 “보라뮤직”의 경우 애니메이션 커버곡을 통해 5만명 구독을 달성했고, 네이버웹툰에서는 이전에는 단순히 삽입곡 정도로 제작되던 음악을 정식 앨범 OST로 발매하고, 텀블벅 등에서 굿즈 제작에 나서는 등 다양한 IP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웹툰의 제작 자체는 1인창작자 체제를 벗어나 스튜디오 체제로 돌입하고 있지만, 웹툰 작가 자체가 다른 매체의 1인창작자가 되는 현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웹툰 시장은 지난 10년간 무지막지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 성장의 부작용으로 불공정계약 등이 나타나 이를 수정하기 위한 노력들이 지속되고 있다. 동시에, 작가들이 파편화되고 플랫폼에 종속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이 향후 예상되는 만큼 작가들이 자신의 권익보호를 위해 뭉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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