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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망 ③] 2020년 웹툰의 경쟁상대 : 게임부터 VR까지

에디터 이재민

[2020 전망 ③] 2020년 웹툰의 경쟁상대 : 게임부터 VR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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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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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 NEWS

 

“우리의 경쟁상대는 사람들의 수면시간이다.”

-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2017년 ‘디즈니가 OTT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최대의 경쟁자가 등장한 셈인데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우리는 하루 24시간을 부여받고, 일상적인 생활과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충분한 숙면을 취해야 한다. 디즈니나 다른 OTT 서비스가 아니라, 사람들이 잠을 자는 바로 그 시간을 줄여가면서 볼 가치가 있다고 사람들이 느낄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넷플릭스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한 것이다. 

 

문제는 헤이스팅스의 발언은 21세기의 거의 모든 콘텐츠가 맞이한 숙명과도 같은 일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를 ‘틀어놓고’ 책을 읽을 수는 있지만 영화를 ‘보면서’ 책을 읽을 수는 없다. 우리가 한번에 집중할 수 있는 콘텐츠에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한정된 시간 안에 재생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음악은 유리하다. 공부할 때도, 책을 볼 때도, 영화 속에서도, 게임 안에서도 음악이 나온다. 하지만 웹툰은 수면시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적대적 공생관계를 만나게 된다.

 

* 게임: 콘솔과 모바일부터 스트리밍까지

 

게임은 크게 PC/콘솔과 모바일로 나뉜다. 아니, 나뉘어 왔다. 때문에 아예 디바이스가 다른 콘솔게임이나 이제는 웹툰을 잘 보지 않는 PC기반보다 모바일 게임이 웹툰의 주요 경쟁자로 여겨졌다. 2019년 구글이 발표한 ‘스태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2020년 선보인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이 두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클라우드에서 게임이 구동되고, 때문에 이론상 디바이스에 상관없이 고사양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스태디아를 처음 선보일 당시 구글에서는 사실상 게임을 돌리는게 거의 불가능한 ‘크롬북’으로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는 장면을 보여줘 충격을 줬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5G 상용화가 걸음마 단계라 인풋 랙(Input Lag, 입력 지연)은 피할 수 없다. 5G가 현재 LTE기술을 완전 대체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원활한 게임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콘텐츠 분야에서 게임을 택했다는 점은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게임이 아케이드를 넘어 서사를 담기 시작한지도 역사가 오래 되었다. 여기서 만화-웹툰이 가지는 서사성과 더불어 직접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게임은 몰입도가 높다. 이 점은 콘텐츠로서 웹툰이 앞으로 확장해야 할 방향을 고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2020년 내 5G 상용화는 어렵다는 점, 기대작들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는 점, 웹툰에 비해 가볍게 소비하기 힘들다는 점 등을 생각하면 가장 강력한 적수는 아닐 수 있다.

 

* 소셜미디어 :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플랫폼

 

웹 통계자료 사이트인 글로벌웹인덱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하루 평균 가장 많은 시간을 소셜미디어에 소비하는 국가는 필리핀이다. 많이 줄었다곤 하지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플랫폼으로 꼽힌다. 거기에 유튜브, 틱톡(TikTok, 1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등 사실상 소셜미디어의 기능을 하는 플랫폼을 합치면 그 시간은 어마어마하다.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은 스마트폰이며, 게임처럼 거대 서사를 천천히 플레이하며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잘게 분절된 정보-글, 사진과 동영상 등-을 찾게 된다. 동시에 우리는 소셜미디어를 하면서 동시에 다른 콘텐츠를 잘 소비하지 못한다. 댓글이나 멘션 등을 통한 직접 참여는 물론, 거의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현재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다양한 방식, 특히 광고는 물론 쇼핑을 위한 플랫폼으로 성장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머지 않은 미래에 콘텐츠를 통한 수익을 직접 올릴 수 있게 된다면, 그러니까 소셜미디어가 일종의 오픈 플랫폼으로 자리하게 된다면 웹툰 시장에는 큰 기회가 올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 현재는 인스타툰으로 대표되는 프로-아마추어를 가리지 않는 연재창구이자, 홍보창구이기도 하다. 때문에 웹툰이라는 방식에는 가장 격렬한 경쟁관계이면서 작가에게는 동반관계이기도 하다.

 

* 디바이스 : 폴더블폰부터 VR까지

 

작년 출시된 삼성의 갤럭시 폴드는 25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없어서 못 파는 기기라는 갤럭시 폴드는 가로로 펴는 ‘인폴딩’ 방식으로, 마치 책처럼 펼쳐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최대 7인치가량 되는 스마트폰 화면보다 훨씬 넓은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장점, 특히 모바일 웹 환경에서 펴고 접었을 때 경험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장점이 있었다. 아이폰 프로 맥스가 6.5인치인 것을 생각하면 7.3인치는 수치로는 별로 커 보이지 않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경험의 차이는 확연했다. 무게 또한 아이폰 프로 맥스의 226g보다 40g 정도밖에 무겁지 않았다.  게다가 인폴드 방식은 콘텐츠 감상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의 16:9 화면 비율이 깨지면서 웹툰은 좁은 가로폭에 의존하지 않고, 게임 역시 보다 넓은 화면으로 모바일 게임의 확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내구성 문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필름 문제 등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내구성 문제는 다시 돌아온 모토로라의 레이저 폴더블 폰(이 이름은 엄밀하게 말하면 틀렸지만)이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삼성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클램셸(Clam Shell, 조개 껍데기처럼 위아래로 여는 방식) 폴더블폰을 예고했다. 이렇게 되면 크기는 펼쳤을 때 6.7 인치로 기존의 스마트폰과 별 차이가 없어진다. 접히는 면적을 줄여 내구성을 높이는 대신 인폴드 방식의 장점을 포기한 셈이다. 콘텐츠 감상의 관점에선 4:3비율에서 현재의 16:9 비율을 유지하게 된다. 어쩌면 웹툰에겐 다행인 일일지도.

 

VR기기는 이제 우리에게 꽤나 친숙해진 물건이다. 대중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미 많은 기업들이 여기에 뛰어들었다. 페이스북은 VR 커뮤니티인 ‘호라이즌’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2014년 오큘러스를 인수했고, VR 리듬게임 회사인 비트세이버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거기에 언어적 소통을 기반으로 한 페이스북의 한계를 뛰어넘는 ‘호라이즌’은 발표와 비슷한 시기에 오큘러스에서는 199달러짜리 VR기기 ‘오큘러스 GO’를 발매했고, 2019년에는 PC연결 없이 구동 가능한 ‘오큘러스 퀘스트’를 발매했다. 아직 콘텐츠의 종류는 많지 않지만, 콘텐츠뿐 아니라 건강, 운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2020년에는 증강현실(AR)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경 형태의 AR기기를 착용하면 현실 위에 증강된 그래픽이 덧씌워지는 방식으로 구현되거나, 스마트폰을 통해 구현되는(대표적으로 포켓몬 GO가 있다) AR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AR은 콘텐츠 분야에서는 특히 게임이 굉장히 주목받고 있고, 웹툰 역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기대된다. 이미 네이버웹툰은 <마주쳤다>, <2018 재생금지>등 AR 기술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또한 네이버웹툰이 투자한 스피어툰에서는 VR 웹툰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최근 오큘러스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2020년 웹툰의 경쟁상대로 꼽히는 대표적인 콘텐츠 요소들에 대해 알아봤다. 사실 경쟁상대라곤 하지만, 웹툰은 원천콘텐츠로써 가치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OTT를 포함한 모든 형태로 이식이 가능하다. 게임, 소셜미디어, VR/AR 모두 웹툰이 끼어있지 않은 곳은 없다. 다만, 그것은 웹툰 산업으로서의 이야기다. 웹툰은 시간을 놓고 이 요소들과 경쟁적-동반자적 관계에 놓이지만, 작가들은 웹툰이라는 콘텐츠의 생산자이면서 동시에 이 요소들을 사용하는 개인이기도 하다. 한가지 긍정적인 점은, 이 모든 요소들을 아울러 1인 창작이 가능한 콘텐츠는 사실상 웹툰밖에 없다.

 

또한 대부분 기술들이 5G 상용화를 앞두고 사전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은 물론 페이스북의 VR 서비스, VR 콘텐츠 등이 모두 5G 환경을 가정하고 만들어지는 중이다. 하지만 웹툰은 이미지 기반으로 3G 환경부터 구동되었다. 다만 디바이스 환경이 폴더블로 진화하고 있어 2020년은 웹툰에게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기술을 적용할지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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